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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18 23:04
(고려대학교) 유형의 '音'을 만든다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4,758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무엇인가
-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등 우리나라의 전통 현악기를 만드는 기능이다. 현악기를 만들고, 후에 연주자가 다시 현악기를 가지고 오면 조율해주기도 한다.

△이 기술을 익히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어렸을 적 전주에서 살 때, 옆집에 현악기를 만드시던 선생님이 계셔서 자주 그 집에 놀러가 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곤 했다. 그 당시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분이셨다. 악기를 만드는 과정이 신기하고 놀라워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한번 배워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스무살 때부터 악기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인간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말해달라
- 나는 내가 배우던 선생님께서 인간문화재여서 직접적인 계보를 잇게 된 경우이다. 인간문화재가 되기 전부터 내 악기를 사용해온 교수들이 내가 전통적인 기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고, 악기의 소리가 좋다고 인간문화재후보로 추천했다. 인간문화재로 정식 등록되기 위해서 전문위원들과 문화재 위원들의 조사과정을 거쳤다. 내가 작업하는 모습을 관찰해 악기를 만드는 과정이 전통기법에 의해 이뤄지는지, 악기가 전통적인 소리를 내는지를 살폈다. 이런 조사 내용이 올려져 심의과정을 거친 후, 1997년에 정식으로 인간문화재로 등록됐다.


△인간문화재로 지정돼 전과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그 전부터 내가 만든 악기를 이미 연주자와 교수들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바뀐 점은 없다. 그러나 정식으로 명예가 생겼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현재 인간문화재에 대한 제도 중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
- 인간문화재에 대한 제도보다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전통문화에 대한 수요를 늘려 보급이 잘되게 해주어야 한다. 국악은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문화인데도 서양음악에 크게 밀리고 있다. 가장 큰 예로, 피아노가 백만대 팔릴 때 가야금은 만대도 팔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국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의 음악 선생님만 살펴봐도 국악을 전공한 선생님은 1%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국악을 가르치려 해도 전공자가 없으니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부터 국악을 전공한 선생님을 뽑아 국악 전공자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고,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기술을 전수 받았는가
- 악기를 만드는 데는 이론이 없다.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며 악기를 직접 만들어 보고,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그 방법을 배워나갔다.

△악기를 만들며 힘들었던 때와 뿌듯했던 때는 언제인가
- 힘든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악기를 만드는 것은 내가 열심히 해도 그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악기제작이 공예쪽에 포함돼 있지만 도자기, 가구같은 공예품과 악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공예품은 보기에 좋은 모양으로 만들면 되지만, 악기는 아무리 겉모습이 좋아도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위해 악기를 만들며 생각만 앞서고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좌절감과 실망감을 느낀다. 반대로 내가 만든 악기로 연주하는 연주자나 교수들이 내 악기 덕분에 좋은 연주를 했다고 말해줄 때는 큰 성취감을 느낀다.

△악기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있는가
- 옛날의 기법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악기를 건조할 때도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햇빛과 바람을 이용해 자연건조시킨다. 작업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늘 손으로 직접 하고 있다.

△만들어진 악기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 연주자나 교수들, 혹은 취미로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기도 하다. 대통령이 다른 국가를 방문했을 때 기증해, 세계악기박물관과 바티칸궁에 전시된 것도 있다.

△대량생산 된 전통악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단소와 같은 경우, 학생들이 플라스틱으로 된 것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가격을 낮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대량생산된 전통 악기도 여전히 양악기의 수에 비해 현저히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전통악기제작과를 만들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나는 그것에 크게 반대한다. 아직 전통악기에 대한 수요가 늘지 않는 시점에서 악기제작자만 늘어난다면 그들의 생활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 악기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일이다.

△제자 양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 제자는 현재도 계속 키우고 있다. 예전에 내가 선생님과 생활하며 악기 만드는 법을 배웠던 것과는 달리 요즘에는 봉급을 줘야한다. 제자들은 출퇴근을 하고 월급을 받으며 기술을 전수받는다. 그러나 악기를 만드는 과정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도중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